오래 전에 미국의 CNN 방송이 이집트의 빈민구역 이발소에서 촬영한 여아 할례 시술모습이 전 세계에 방송되면서 큰 충격을 주었었다.

<엄마! 나 하기 싫어, 나 싫단 말야!”
소녀의 울부짖는 비명에도 이발사는 소녀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은 다음, 날카로운 면도칼로 소녀의 음핵과 소음순(小陰脣)을 절개한다. 소녀의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이를 물고 비명을 지르는 딸을 바라만 보고 있다.>

이 장면은 94년 UN주최로 열린 인구개발에 관한 세계회의에서 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할례(circumcision)는 남성의 성기 일부, 특히 표피를 의례적으로 절제 또는 절개하거나 여성의 음핵 또는 소음순(小陰脣)의 절개(female genital mutilation)를 하는 관습을 말한다. 이 할례는 처음에는 금속제보다 돌을 깍아 만든 칼을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행하여온 것으로 보인다. 몽골계와 유럽계 인도계 우랄어계의 민족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은 관습이지만, 유대인이나 아랍에서는 관습으로 내려오고 있으며, 현대 남성들의 포경수술은 청결이나 성적인 이유 때문에 양성화되어 있다.

문제는 여성의 할례의식이다. 아랍에서는 여성이 태어나서 7, 14, 21, 24일째, 3~4세에 할례의식을 하며 지역에 따라 6세, 혹은 월경 전, 결혼 전, 중년여성이 될 때 한다.
여성할례 수술은 보통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한가지는 음핵 일부 또는 전체를 잘라내는 것,
또 한가지는 음핵과 소음순을 모두 잘라내는 것, 또 다른 한가지는 음핵과 소음순, 대음순까지 모두 잘라낸 다음, 소변을 보고 월경을 할 수 있도록 양쪽 외음부를 실 등으로 꿰매어 질의 입구를 막아 버리는 파라오식 할례가 있다.
파라오식 할례를 받은 여성은 결혼 뒤 남편과의 성관계를 위해 봉합부분을 다시 절제‘열었다가’ 남편이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할 때에는 다시‘닫는다’고 한다. 이 음부봉쇄는 아프리카 수단과 소말리아 지역에서 아직도 행해지고 있다. 아랍지역에서는 음핵과 음순을 잘라내는 것이 일반적인 시술이다.
이는 아랍여성들의 베일만큼이나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성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랍여성들이 할례를 하는 목적은, 위생상의 문제뿐 아니라 성적 충동으로 인한 여성의 탈선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성에 능숙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예의이자 여성의 덕목이고 여성의 징표로 간주된다.

지금도 아랍권의 여성인권문제로 논쟁의 대상이되는 것은 바로 이 여성의 할례이다. 의학적인 근거도 없는 남성의 남존여비사상에서 나온 편견이라는 것이 여성운동가들의 주장이다. 할례를 하지 않은 여성이 결혼을 하게되면, 남편은 심한 모욕을 당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 큰 문제는 불법적인 여성할례가 대부분 비위생적인 곳에서 이뤄지고, 병원에서 시술되는 3분의 1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산원이나 이발소에서 면도칼, 가위, 부엌칼, 유리조각으로 은밀히 시술이 행하여진다는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아랍의 여성운동가들의 투쟁 결과, 97년 이집트 최고법정은 “꾸란에는 여성할례를 허락하는 어떠한 문구도 없으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쓰에도 여성할례를 해야 한다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는 점을 들어 여성할례 금지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불법 판결이 난 이집트를 비롯한 일부 아랍국가에서는 여전히 여성 할례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