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미술은 7세기 이후 이슬람 세계의 중심인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를 무대로 해서 이슬람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형성되었다. 형성 과정에서 사산왕조 페르시아와 고대 지중해세계의 미술이 기초가 되었다. 이슬람미술이 다양한 일면을 가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엄격한 일신교(一神敎)인 이슬람교에서는 우상숭배가 철저히 배척되었다. 더구나 신은 불가시적(不可視的)인 존재이기 때문에 신의 구상적 표현은 완전히 억제되었다. 종교도상(宗敎圖像)의 표현을 기본으로 하는 이른바 종교미술과 이슬람미술과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꾸란은 미의 본질이나 조형(造形)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고 있지 않으나,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전승록(言行傳承錄;하디스)은 우상으로 보이기 쉬운 조상(調像)·회화(繪畵)를 제작하거나 소유하는 일에 부정적인 태도를 표명하였다. 조형예술에 관한 이슬람법학자나 지배자의 견해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나, 일반적으로 구상적·사실적 표현보다는 추상적·관념적·이차원적·장식적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이었다. 기하학적인 문양, 양식화(樣式化)한 식물문양(植物文樣), 아라비아문자 등을 주요한 구성요소로 하는 이른바 아라베스크(arabesque)는 이러한 이슬람미술의 장식성에 대한 지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아라비아적>을 뜻하는 아라베스크는 미술 용어로는 이슬람미술에서 광범위하게 볼 수 있는 곡선적 장식무늬를 말한다. 특히 덩굴과 같은 식물이 뒤얽힌 모양을 아름답게 도안하여 나타낸 당초무늬〔唐草紋〕를 가리키는데, 넓은 뜻으로는 복잡하게 이어지는 기하학 도형, 무늬화된 아라비아문자도 포함된다. 또 이슬람미술에 한정하지 않고 곡선이 많은 환상적 장식무늬 또는 사람의 형상이나 새와 짐승 등을 도안하여 그로테스크한 무늬로 구성한 것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와 함께 이슬람미술의 획일성을 조장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아랍어와 아랍문자이다. 그것은 사상의 전달이라고 하는 일의적(一義的) 기능 외에 이른바 종교도상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였다. 모스크의 내벽을 장식하는 각종 명문(銘文)이 그것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는, 장식요소로서의 기능인데, 그 광범위한 사용은 다른 데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이슬람교에서의 신의 계시는 아랍어로 전해졌고 아랍문자로 기록되었다. 이것이 경전 코란이며 아랍문자가 신성시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아랍문자가 장식요소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문자 그 자체가 율동적이고 장식성이 풍부한 아름다운 형태이며, 비수(肥瘦)·직선·곡선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표음문자에 공통되는 추상적인 형체가 기하학적 문양 및 아라베스크 등 다른 추상성이 강한 장식요소와 조화하기 쉬운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이슬람 미술의 여러 분야중에서 서예가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며 회화와 조각이 발달하지 않은 대신 공예(금공·도기·염직·유리·목공 등)가 서예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었다
(파스칼 백과사전).